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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여록] 외감법 개정 하자마자 '외부감사 무용론' 341263
개정 외감법의 시행령을 만들기 위한 금융위의 회계개혁TF 활동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회계업계에선 회계개혁TF가 기업 편향적 시각을 보여 외감법 개정의 취지가 빛바래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회계개혁 TF내에서 감사인 지정시 회사에 특정감사인 지정신청권을 허용하는 안과 감사인 재지정 신청사유를 확대하는 등의 안이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무위에서 당초 금융위 초안으로 제시됐다 폐기된 해외상장기업 예외조항을 6+3 지정감사제 시행령에서 다시 살리자는 의견도 제기됐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회계개혁TF는 당초 12월말까지 활동을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내년 1~2월까지 연장한 것에 대해서도 회계업계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듯하다.

급기야 청년공인회계사회는 지난 6일 “회계개혁TF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은 기업에 외부감사인 지정신청권 허용, 복수지정 허용, 재지정신청 사유 확대와 같이 법 취지를 무력화하는 내용뿐”이라며 회계개혁TF를 개혁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회계개혁TF와 관련 “금융위 부위원장, 민간전문가 4인, 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회, 상공회의소, 공인회계사회, 금융감독원 전문심의위원 10인으로 구성된 자체가 제도개선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며 “TF가 재계에 편향되게 구성돼 제도 개선안 역시 재계에 편향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회계사회는 “재계를 대표하는 기관은 상공회의소로 단일화해야 한다”며 “그대신 정보이용자를 대표할 수 있는 소액주주나 투자업계, 회계감사를 실시하는 현장 실무자 등 외부감사의 참여자가 더 포함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계개혁TF에 기업편에 선 인사를 더 많이 참여시킴에 따라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도 출입기자들과 만나 회계개혁TF의 활동과 관련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일침을 날렸다. 최중경 회장은 “예외를 많이 만드는 등 시행령과 하위 규정정비에서 법개정 취지와 입법정신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점은 국회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외감법 시행령의 지정감사 예외조항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기업측의 로비가 활발하다”며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 마련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분식회계로 천문학적인 국민의 혈세를 탕진하게 만들고 외감법 개정의 원인을 제공했던  것은 대우조선해양”이라고 상기한 다음 “그런 기업쪽에 정책을 집행하는데 결정적인 열쇠가 되는 시행령 개정 작업의 권한을 상당히 쥐어 준 모습이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회계업계는 그동안 자유수임제로 인해 무한경쟁 속에 놓임에 따라 회계법인이 기업을 감시할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없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기업은 '갑' 회계법인은 '을'의 구도가 되어 그것이 회계투명성을 높이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이번 외감법 개정에서 6+3 지정감사제를 도입한 것은 이러한 갑을관계의 구도를 조금이라도 바꿔놓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런 만큼 기업측이 시행령에서나마 조금이라도 유리한 룰을 만들기 위해 힘쓰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런 만큼 외감법 개정을 주도한 국회의 입장은 어떤지 궁금해진다.  

외감법 개정에 앞장 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외감법 시행령의 지정감사제 예외 조항과 관련 “지정감사제에 예외를 두는 것을 제한하는 원칙은 변함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의원은 “예외규정을 시행령에 위임한 것은 (외감법을 회기내에 통과시키기 위한) 입법 기술의 한 방법일 뿐”이라며 입법의 취지가 훼손되어선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외감법 시행령 개정 이후 기업측이 '갑'의 지위를 어느 수준으로 유지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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